북적이지 않는 꽃의 질서 - 이젬마 시집 (시산맥기획시선 94) [추천글] 문젬마의 첫 시집 『북적이지 않는 꽃의 질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와 4부는 각 열다섯 편, 2부와 3부는 각 열여섯 편의 시를 묶고 있다. 그러나 대략적인 양적 균등함 외에 각 부에 속한 시편들은 주제나 소재, 길이, 문체에 있어서 이렇다 할 공통점이 발견되지도, 다른 부에 수록된 시들과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이 구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시집의 제목 을 다시 들여다보자. 문젬마의 시 세계는 “꽃의 질서”를 따르기로 하였다. 이는 “수직의 순번만을 인정하는” 계급의 질서(「단추제국」)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태동한 것이 아닐까? 후자가 “일대일 세팅”이고, “자식의 번식을 허락하지 않는 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