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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코리아] 핑크, 펑크 - 신재화 시집

뉴욕코리아 2025. 1. 3. 04:42

핑크, 펑크 - 신재화 시집(상상인 시인선 065)

 

 

책 소개

 

신재화의 시들은 그리움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침윤되어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숨겨져 있는 슬픔을 끌어내고 그것을 치유한다. 그의 시어들이 슬프면서도 비통하지 않고 예리하면서도 따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의 시에는 어려운 말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의 시를 읽는 것은 쉽지 않다. 일상어의 어법과 종래의 시적 문법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언어 표현과 시적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인은 중첩되는 환유를 통해 단어의 의미를 끊임없이 부풀리고 확장한다. 그래서 언어가 빈약한 의미로 납작해지는 것을 거부하고 새로운 의미로 풍부하게 되살아나기를 도모한다. 이런 그의 시작법은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리움의 정서 또한 풍성한 깊이로 다가오게 한다. 이럴 때 그리움이라는 정서는 불온한 저항을 그 안에 감추고 있다. 그리움은 지금 여기에 매여 있는 현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저 밖의 자유로움으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질서와 규범을 넘어서는 그리움은 막연한 감상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침윤된 슬픔과 절망을 견디게 하는 진정한 치유의 힘이 될 수 있다. 이 한 권의 시집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_해설(황정산 시인·문학평론가) 중에서

 

추천 글

 

‘모란을 생각하다 저물’기 전 그토록 세상의 ‘시듦을 알’아버려서 신재화 시인의 시는 고요하게 빛난다. 그토록 그래서 ‘모든 문장은 심해로 가기 위해 발목을 씻는다’라는 이 한 줄은 탄생한다.

시들이 앉아 있는 자리마다 뜨듯한 온기가 오래 남아 있다. 그렇다면 이 한 권의 시집을 이렇게 이런 그림이라고 풀어보면 어떨까. 몹시도 쓸쓸히 밖에는 바람이 불어오고 나무를 쌓아둔 헛간의 내부 한가운데 마른 꽃들이 불 가에 모여 두런두런 시를 구워내는 풍경이라고.

최선을 다해 이 시집의 행로는 심연을 향한다. 시들로부터 넘치는 물기를 따라가니 물빛이 길을 내고 물 냄새가 진동한다. 물의 이미지가 이토록 고요히 넘치는 시집을 오래오래 곁에 두고 촉촉해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이 생이 고맙다. _이병률(시인)

 

 

시인의 말

 

굴피와 억새와 드센 바람과 어린

새가 있는 둥지는 좀처럼 모양을

갖추기 어려웠습니다. 오래 손 모아

쥐어도 뚜렷한 모습이 없었으므로

흐르는 집으로 고쳐지었습니다.

누군가의 마음 하구까지 닿는

일이라면 좋겠습니다. 눈부처 맺힌

순간들이 등잔 아래 모여 그리운

얼굴로 소환하면 좋겠습니다.

  

 

시집 속의 시 두 편 

 

이따금 천변으로 오시는

 

유정한 말이 무정한 표정이 되고 무정한 표정이 유정한 손길이 된다 냇물에 담가 놓은 얼굴을 꺼내 보면 너는 있으나 나만 없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손숫물에 둥둥 죽어 투명한 것들 주먹을 조용히 쥐었다 펴 본다 비록 내 손에 당신 몸 조각 하나 남지 않았으나 아침에 나선 길이 저녁이 되고 저녁이 된 당신이 나의 아침이 될 날들을 생각한다 저 천변 한 아름도 못 되는 둘레를 같이 돌아주는 사람이 없겠는가 물가 고인 듯 보이나 옛것은 이미 풍화되어버린 유적 그 둥근 곁에 하릴없이 피고 지는 풍경으로 나는 살다 간다 환영이라도 꿈길이라도 다시 오신다면 반듯한 옷 한 벌 해 드리고 환한 꽃비 흠뻑 젖어보시라 여쭙겠는데

 

 

물빛 도서관

 

애먼 느낌으로부터 멀리 왔다 달무리가 예뻤다

산마루는 바람을 앉히고 어스름을 입는다

 

물살은 점자로 읽어야 한다 흐르는 서가엔 흰 돌이 있고

북방의 겨울이 있다 백 년 전 모던 보이는 필체가 선명하고

MZ들은 액정으로 모던을 읽지만

 

모든은 물살이고 모던은 여울이니까 서기 여울엔 잔돌이

많다 문장이 굽어지면 사람이 읽힌다 젖은 편지를 쓴 사람은

물의 나라로 떠났다

 

시원의 첫울음이 있고 광야의 모래바람 불고 물의 낱장은

자꾸만 뜯겨나가도 기어코 한 획인데

백 년 후를 먼저 살다 간 시인은 물에 녹은 메아리 그 부서진

소리에 산야는 화답하고 깊은 계곡을 안고 흘렀지

 

애먼 느낌으로부터 멀리 왔다 차가운 물살 때문에 가슴이 시렸다

물빛 도서관엔 호롱불 가늘게 흔들리는 문장이 많다

 

모든 문장은 심해로 가기 위해 발목을 씻는다

 

오래된 시문은 물속에서도 횃불인데 가슴을 녹이는 화톳불인데

 

물속에서 불타는 문장의 노을을 보려고

물빛 서가를 뒤적인다

 

차례

 

1부 멀리 다녀온 말들

 

이따금 천변으로 오시는 19

손톱 응달 20

창밖에는 장미가 내린다 22

목화의 내력 24

엄마의 초상화 26

바깥 냄새가 좋다 28

거기로 가면 크리스마스예요 30

노포에서 32

솥홅이 34

검정을 징검징검 질겅질겅 36

진하 38

암막의 밀도 40

핑크, 펑크 42

틈새 44

순록은 순하고 북해는 멀고 46

멀리 다녀온 말들 48

 

2부 백 마리의 말이 끄는 식물원

 

매미 53

꺽태 후일담 54

백 마리의 말이 끄는 식물원 57

설해 58

가족 증명서 60

농막의 나날 62

숫돌 64

상견례 66

엘리베이터 타는 여자 68

피아졸라의 춤 70

오지그릇 72

극우 74

푸른 바다거북을 타고 종려나무 숲으로 76

에로 애로 78

전생과 현생의 행간 79

 

3부 당신도 어설픈 저녁이란 걸 나는 몰랐습니다

 

물조리개로 조리한 아침 한 분(盆) 83

나는 그곳에 살았다 84

큰꽃으아리 86

사슴 정원 88

서툶 90

하늘 걸기 92

태실 94

누드 花 96

골상학 98

타인 냄새 100

언박싱 102

담배꽃 소란 104

心, 부름 106

와이키키 108

레가토legato한 여자에게 선물하기로 마음먹었다 110

 

4부 모든 문장은 심해로 가기 위해 발목을 씻는다

 

두런두런한 두리안을 안고 115

도라지차를 마시며 116

공룡능선 117

여수 물녘을 걸었다 118

돌산에서 120

정글 122

애인 뿔 솟았습니다 124

멋진 여자임이 틀림없습니다 126

물빛 도서관 128

체스 오프닝 130

그곳에 가자 132

햇살 만선 134

비양도 전설 136

바다 삽화 138

푸날라우 베이커리 140

 

해설 _ 그리움의 두께 143

황정산(시인·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신재화

 

충남 보령 출생. 현재 경남에서 거주. 호미문학상(2021년), 제24회 여수해양문학상 대상 수상(2022년). 오륙도신춘문예 당선(2024년). 시집 『핑크, 펑크』. 현 (주)상동페이퍼 대표, (주)다나마스크 이사로 활동 중이다.

 

shinjwooo@naver.com

 

 


핑크, 펑크

신재화 시집

상상인 시인선 065 | 2024년 12월 30일 발간 | 정가 12,000원 | 128*205 | 162쪽

ISBN 979-11-93093-81-8(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등록번호 572-96-00959호 | 등록일자 2019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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