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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코리아] 오늘 밤은 두근거리는 통증처럼 - 함동수 시집

뉴욕코리아 2024. 8. 17. 06:21

 

오늘 밤은 두근거리는 통증처럼 - 함동수 시집  (상상인 시인선 057)

 

 


책 소개

 

그는 삶 이전에 존재했던 세계를 통해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죽음 이후를 사유하고자 한다. 시인은 죽음이 끝이 아님을, 그곳에 우리 삶의 근원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에게 삶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죽음이 삶의 끝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런 점에서 함동수 시집 『오늘 밤은 두근거리는 통증처럼』은 죽음을 응시함으로써 삶이 시작된 곳으로 돌아가려는 의지이다.

 

우리의 삶과 죽음이 처음 자리로 돌아가기를 희망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바람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이다. 함동수 시인의 시적 지향은 바로 이 지점으로부터 비롯된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시인이 삶 너머 죽음 그리고 죽음 너머 애초의 세계를 담으려 했던 것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함동수 시인은 병과 통증, 삶과 죽음을 통해 쉽게 도달할 수 없는 ‘너머’의 세계를 꿈꾸고 있다. 바로 여기에 시인의 자리가 마련된다. 그리하여 시집 『오늘 밤은 두근거리는 통증처럼』은 삶을 초극하는 언어이자 예언서로 읽힌다. -해설(조동범 시인) 중에서

 

 

시인의 말

 

‘인생은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하루 한시가 촌각이다’ 란 생각을 하며 살았다

 

굴곡을 타고 내릴 때마다

이 부분의 단편이란 생각으로 지나왔다

 

그래도, 시를 쓸 수 있어서 외롭지 않았고

시로 기록할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러나, 이번 파고에서는 겨우 견디는 시간의 연속

아직도 남은 나의 고난의 길은 멀고도 벅차다

 

그래서, 시를 극복의 무기 삼아 밀고 당기며

행간을 벗 삼아 생의 고를 견뎌 보리라

 

얼마 전 떠나신 아버지 영전에 이 시집을 바친다

 

2024년 여름

함 동 수

 

시집 속의 시 두  편

 

옹기의 시간

 

 

허공을 끌어안는 마음으로

젖은 몸을 비우는 시간은 이젠

흙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이

둥글게 부풀어간다

 

햇빛도 들지 않는 그늘에서 아주 천천히

둥근 몸을 말리다가 반짝

어느 빛 좋은 날 유약을 몸에 두르고 다시

그늘에 앉아 숨을 고르는 동안은

깊은 고요가 토향에 취해 잠들곤 하지

 

소성燒成으로 밤낮 하루 불길을 날려

천 도를 넘나들며 혼백마저 하얗게 사라져

나는 이미 어제의 내가 아니고

수 겁을 지나 시원이 되었다가

재가 되었다가 다시 돌이 되어 돌아갈 수 없는

완고를 이루고

 

톡 치면 온몸을 감싸고 흘러나는

향기로운 종소리가 메아리로 들려올 거야

흙에서 태어나 팽팽한 옹기의 굳은 의지는

햇볕 아래 오래도록 익어가며 너를 기다릴 거야

 

벌써 내 몸에선 진향이 나고 있어

 

  

물의 환상도

 

빙그르 돌고 돌아 걷잡을 수 없이

수챗구멍으로 빨려 나가는

순환의 길을 떠납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것처럼 아득하지만

물은 언제나 깊은 곳 물길 따라

낮은 곳

도로 그 자리입니다

 

세상의 낮은 곳을 채우다

넘치면 또다시 아래로

빈 곳을 찾아가는

물의 행로는 발끝마다 은혜롭습니다

 

강물에서 바닷물로

돌고 돌아가며

묵묵히 되돌아 솟아오르는 물은

주천周天*의 순환길

 

물은

그저 흐를 뿐

강바닥의 크고 작음을

탓하지 않습니다

 

흐르는 동안 줄기차게 물바퀴를 돌리는

바람신이

한시도 강물 곁을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 주천周天 : 온 하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천체의 범위.

 

 

목차

 

1부 가늠할 수 없는 사이를 뚫고 또 다른 벽을 넘어

 

원죄 19

이명성환에 가서 22

원시의 환상들 24

잡초 25

혁명 26

아버지의 침묵 28

실향민 정착기 30

어떤 기원 32

도공의 길 34

라오의 밤 36

풀 38

라오 39

개와 비애 40

물의 환상도 42

가리산에 올라 44

 

2부 이렇게 빛나는 투쟁이라니

 

견고한 고함 49

외침 50

시 52

매미 소리 54

매미 56

꽃 진 자리 57

귀향길 58

남중국해를 지나며 60

아버지의 손목시계 61

시간을 묻노니 64

인제에 가서 66

검은 옷과 흰 옷의 사람들 68

독과 약 70

고통의 끝 72

잡초의 위로 73

개불알꽃 74

 

3부 오직 견고만이 살아남는다

 

도기 79

옹기의 시간 80

끔찍한 사랑 82

질경이 84

영춘이 86

안절부절 88

아수라 세상 89

사다리 빌리기 90

서두른 가을 92

기춘 아재 94

적막 96

설하 98

강물의 중심 100

헐거움의 통점 102

통증은 진보한다 105

암태아성 항원 인연설 106

벽 108

 

4부 우리는 가여운 영혼처럼 쓸쓸하지 않을까

 

풍경 113

견문각지여름 114

여름 115

안사랑 116

요양원은 수용소 118

빈틈이 없다 120

폭염 122

잡초의 행로 123

경춘가도에서 124

그러는 사이 126

그 봄날은 128

편지 130

며느리밑씻개 132

지금 133

산 134

밤과 뱀과 눈 135

지는 꽃 136

마지막 메시지 138

 

해설 _ 사라진 것들과 이제 곧 사라질 것들에 대하여 141

조동범(시인)

 

저자 약력

 

함동수

 

강원 홍천에서 태어나 『문학과 의식』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하루 사는 법』 『은이골에 숨다』 『오늘 밤은 두근거리는 통증처럼』. 산문집 『꿈꾸는 시인』. 연구서 『송은 유완희 시인의 문학세계』를 펴냈다. 2019년 용인문화상을 수상했다.

 

greendongsoo@hanmail.net

 

 

 

 


 

오늘 밤은 두근거리는 통증처럼 - 함동수 시집

상상인 시인선 057 | 2024년 8월 13일 발간 | 정가 12,000원 | 128*205 | 154쪽

ISBN 979-11-93093-59-7(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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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두근거리는 통증처럼 - 함동수 시집 작성자: 신간도서 조회: 118 등록일: 2024-08-16 오늘 밤은 두근거리는 통증처럼 - 함동수 시집 (상상인 시인선 057) 책 소개 그는 삶 이전에 존재했던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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