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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코리아]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 - 김호길 시조집

뉴욕코리아 2022. 4. 8. 04:25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 - 김호길 시조집 (창연기획시선4)

 

책소개

 

 

김호길(金虎吉) 시인의 새 시조집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창연출판사, 2022)는 60년 가까이 시조를 써온 우리 시조시단의 한 원로급 거장(巨匠)이 우리에게 건네는 삶과 기억의 오래고도 따뜻한 축도(縮圖)라고 할 수 있다. 산수(傘壽)를 눈앞에 둔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치열하게 시조를 짓는다는 일”이 운명적으로 자신에게 다가왔고 또 스스로는 “시조 삼장육구에 홀려 참 치열하게” 살아왔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충일한 그리움과 다시 신발 끈을 조이면서 미학적 진경(進境)을 열어가려는 남다른 의지가 시조집 안에서 온통 수런거린다. 그렇게 시인은 지나온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어떤 순간들, 사람들, 사물들, 장면들을 불러내어, 시간의 풍화를 견디면서 선명하게 인화된 기억들을 우리에게 정성껏 보여준다. 그가 선사하는 기억은 대체로 그리움에 감싸인 근원적인 것들인데, 그만큼 이번 시조집은 시인에게 가장 절실한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세목들로 짜여있다 할 것이다.

-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저자
 

저자 : 김호길
우산(宇山) 김호길 시인
1943년 경남 사천시 출생.
1963년 개천예술제 제1회 시조백일장 장원.
1965년 서벌, 박재두, 김춘랑, 김교한, 조오현 등과 율시조 동인.
1964년 육군보병학교 갑종 190기로 입대하여 65년 소위 임관, 3사단에서
보 병 지휘관.
1966년 육군항공학교 조종 35기 과정 수료 육군항공 파일럿.
1967년 비행경험을 소재로한 「하늘 환상곡」으로 〈시조문학〉 3회 천료.
1969년, 1970년 2년간 연속 국방부 반공 문예작품 현상모집에 자유시
「 소 총을 소재로 한 사중주」 「소총수」로 당선, 심사는 고 박목월 시인.
1970년 월남전 전투헬기 UH-1D 파일럿으로 참전.
1974년 대한항공 입사 국제선 파일럿으로 보잉 707 후에 보잉 747
점 보기 파일럿이 됨.
1981년 대한항공 사직 후 도미.
1982년 미주중앙일보 기자가 됨.
1982년 해외 최초로 문학단체인 미주한국문인협회 발기를 주도함.
미 주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시조 심사위원 역임.
1984년 해바라기 농원을 설립하여 영농을 시작함.
1988년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 라파스 근교에 국제영농을 전문으로 하는
멕 시코 현지법인 설립 현재까지 영농에 종사함.
1999년 세계어린이시조사랑협의회를 조직 세계시조사랑협회로 개칭 어린이
시조사랑운동을 펼쳐서 울산, 부산, 마산, 진주지역에서 행사를 주도함.
1999년 시조전문지 〈시조월드〉 발행인.
2021년 시집 『지상의 커피 한 잔』 세종도서 선정.
수상 : 현대시조문학상, 미주문학상, 한국펜클럽시조문학상, 시조시학상,
동 서문학상, 유심작품상, 팔봉문학상 등 수상.
시조집 : 『하늘 환상곡』 『수정 목마름』 『절정의 꽃』 『사막시편』
영문시조집 : 『Desert Poems』, 수필집 : 『바하사막 밀밭에 서서』
홑시조집 : 『그리운 나라』, 시집 : 『지상의 커피 한 잔』 간행

목차

시인의 말

1부
시인의 마음
시계를 보다가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
무명초
해돋이 소견
무소식
그런 순간이 많았다
아침놀
전사의 밤
나무의 기도
상강霜降 무렵에

2부
운초 운초 그리운 이여
울어라 울어라 새여
종이비행기
골프공의 안부
그 길
난쟁이 민들레
공명共鳴
병실에서
참새들의 학교

야자수
여신상

3부
레그혼 닭은
해안선의 구도
시조여 너는 무엇인가
에밀리아노 사파타 Emiliano Zapata
씨앗
조각달
별에게
월식
까르네 아사다 Carne Asada
고개를 쳐들수록
사막 풍경 - 백로가족
사막 풍경 - 선계仙界

4부
풍경 속으로
흥부가 놀부집에 간 듯
돌부처
학처럼 훨훨 날아서 - K 시인 영전에
풀꽃 향기
소똥구리
수레 끌기
동행
극락조꽃 Bird of Paradise Flower
시름이 별밭 같아
고백
뜬구름

5부
사막의 밤
진주 남강변 서벌 시인
부겐빌리아
타령조
꿈꾸는 나라
꾸룩꾸룩 산비둘기
무명초
월송정月松亭 소견
가로등 너 때문이야
먼 우화寓話
항아사 너 별에게
동백꽃
고향집 우물

■해설
씨앗 한 알 속에서 완성되어가는 거목의 꿈
- 김호길의 시조 미학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교수)

 
 
책 속으로

[시조집 해설]

씨앗 한 알 속에서 완성되어가는 거목의 꿈

- 김호길의 시조 미학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1. 기억과 성찰의 상상적 기록

김호길(金虎吉) 시인의 새 시조집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창연출판사, 2022)는 60년 가까이 시조를 써온 우리 시조시단의 한 원로급 거장(巨匠)이 우리에게 건네는 삶과 기억의 오래고도 따뜻한 축도(縮圖)라고 할 수 있다. 산수(傘壽)를 눈앞에 둔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치열하게 시조를 짓는다는 일”이 운명적으로 자신에게 다가왔고 또 스스로는 “시조 삼장육구에 홀려 참 치열하게” 살아왔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살아온 날들에 대한 충일한 그리움과 다시 신발 끈을 조이면서 미학적 진경(進境)을 열어가려는 남다른 의지가 시조집 안에서 온통 수런거린다. 그렇게 시인은 지나온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어떤 순간들, 사람들, 사물들, 장면들을 불러내어, 시간의 풍화를 견디면서 선명하게 인화된 기억들을 우리에게 정성껏 보여준다. 그가 선사하는 기억은 대체로 그리움에 감싸인 근원적인 것들인데, 그만큼 이번 시조집은 시인에게 가장 절실한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세목들로 짜여 있다 할 것이다.
이때 우리는 김호길 시인의 목소리가 한결같이 세계내적 존재로서 가지는 슬픔이나 고독 같은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러한 슬픔이나 고독을 그는 우울한 비관주의나 과장된 감상주의로 노래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그것을 궁극적 자기 긍정으로 바꾸어내는 계기들을 풍부하게 만들어간다. 예컨대 그것은 삶에 대한 외경과 믿음을 통해 만들어지는데, 그 결과로 나타난 시조 작품들은 오솔길에 피어난 꽃송이에 대한 예술적 동경에서 빚어지기도 하고, 보석 같은 순수성을 간직한 역설의 사물로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한 동경과 역설을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그리움에 감싸인 근원적 기억들일 것이다.
이처럼 김호길 시인에게 ‘시조(時調)’란 기억의 구체적 표현이요, 내밀한 심정 토로요, 가감 없이 살아온 날들을 재구(再構)하고 성찰하는 상상적 기록일 것이다. 이번 시조집은 그가 통과해온 시간들에 대한 재현과 치유의 시간을 담아내면서, 그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기억에 자신의 열정을 남김없이 바치는 시인의 모습을 약여하게 보여준다. 또한 시인은 지나온 시간을 추스르고 응시하는 삶의 형식에 대해 깊은 질문을 하고 있는데, 이때 삶의 형식이란 정신 차원의 것이기도 하고 태도 차원의 것이기도 할 것이다. 김호길 시인은 이러한 삶의 형식을 사랑과 그리움의 기억으로 그려내면서 자신의 시적 존재론을 하나하나 완성해간다. 이제 그 풍경 안으로 한 걸음 들어가 보도록 하자.

2. 시인으로서의 자긍과 선명한 존재론적 기원


김호길은 국내와 미주문단에 동시에 알려져 있는 시조시인이다. 그가 국내외에서 오랫동안 써온 ‘시조’는 정형성을 엄격하게 지켜온 우리 전통 운문 양식이다. 김호길의 시조는 거센 풍파를 살아온 역동성과 정형성을 완미하게 거두어들이는 섬세함이 충실하게 결속되어 있는 정형 양식의 첨예한 사례이다. 그가 정성스레 구현해가는 시조의 서정성은 심미적 관조만으로 표상되기에는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고, 짧은 형식을 통해 기나긴 이야기를 담으려는 의도를 풍부하게 암시하고 있다. 이는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언어의 명료성을 부정하려는 역설적 노력을 함의하게 된다. 시조 특유의 압축과 긴장의 미학을 통해 시인은 언어 과잉을 경계하려는 방법적 전략을 택하게 되는데, 우리는 김호길의 시조가 이
러한 언어 과잉을 경계하려는 선택 속에서 집중된 서정성을 가져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시편들은 삶의 경험적 기원(origin)을 찾아나서는 시인의 그러한 모습을 잘 보여준다.

연약한 시인의 마음
호롱불 등유리 같다
세상을 밝히려다
제 먼저 금이 간다
시인아, 울지 말아라
하느님 늘 지키신다
- 「시인의 마음」 전문

스쳐온 구비구비 사연이야 많았지만
지나온 모든 길은 아름다운 꽃길이었네
꽃 피고 새 우는 동네 한가운데를 지나왔네
-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 전문

여기 ‘시인의 마음’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시인의 마음’은 마치 “호롱불 등유리”처럼 세상을 밝히려다가 스스로 먼저 금이 가는 연약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시인의 마음’에는 하느님과의 동행으로 한 세상을 오롯이 건너가려는 강건함도 깃들여 있다. 그래서 시인은 스스로에게 울지 말라고 말을 건넬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다음 인용된 표제작에서는 시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숱한 “구비구비 사연”으로 스쳐왔지만, “지나온 모든 길은 아름다운 꽃길”이었고 자신은 꽃 피고 새 우는 동네 한가운데를 지나왔다고 고백하는 과정이 나타난다. 이민자(移民者) 시인으로서의 궁극적 자긍(自矜)을 힘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비록 “작은 무명초”(「무명초」)로 살아왔지만 ‘시인 김호길’은 “돌처럼 쌓아 올린 내공의 강인함”(「야자수」)과 “쉼 없이 솟아 나오는/내 몸 속의/젊은 혼령”(「먼 우화寓話」)을 견지하면서 시조 외길을 때로 안간힘으로 때로 힘찬 에너지로 걸어올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생애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기억의 힘이었을 터인데, 이때 기억이란 지나간 과거를 충만한 현재적 사건으로 만드는 행위 일체를 말한다. 이는 시간의 불가역성(不可逆性)을 거스르는 상상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으로서 김호길의 시조 안에서 특권화된 시간 재현 과정으로 나타나곤 한다. 다음 인용된 선명하기 이를 데 없는 존재론적 기원의 한 풍경을 만나보자.

빌딩 사이 낡은 문을 밀고 들어선 고향집

꽃밭도 장독대도 그 옆에 선 감나무도

옛집은 간 곳이 없고 돌담벽만 남았네


온 동네 마을 사람들 웃음꽃 피던 우물

그 옆에 키다리 접시꽃 분홍 미소 날리던 자리

시멘트 철근 덮개에 틀어 막혀 죽은 우물

이곳이 우물터요 늙은 할미 쓸쓸한 웃음

외양간 암소 울음 아직 귀청을 울리는데

막막한 세월을 딛고 한참 허허롭게 서 있었네
- 「고향집 우물」 전문

그의 옛 ‘고향집’에서는 정답던 꽃밭도 장독대도 감나무도 사라지고 없다. 낯선 빌딩 사이로 “낡은 문”만 남아 있을 따름이다. “옛집”은 간 곳 없고 “돌담벽”만 남은 이 상실과 부재의 현장에서 시인은 “온 동네 마을 사람들 웃음꽃 피던 우물”을 떠올려본다. “키다리 접시꽃”이 분홍 미소를 날리던 시절은 사라졌고 “시멘트 철근 덮개에 틀어 막혀 죽은 우물”만 남아 있은 옛집에서 “고향 떠난 사나이의 가슴”(「꾸룩꾸룩 산비둘기」)을 새겨보는 것이다. 이러한 ‘옛적=꽃/현재=철근’의 대조 앞에서 우리는 비록 이곳이 우물터라는 것을 알 뿐이지만, 시인은 아직도 근처에서 들려오는 외양간 암소 울음을 환각 속에서 듣는다. 한참 허허롭게 서 있는 시인의 모습이 “고향집 우물”의 선명했던 옛적과 사라져버린 현재를 동시에 알려주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세월은 바퀴 소리도 없이/잘도 굴러 지나가고”(「까르네 아사다 Carne Asada」) 난 후 시인은 이렇게 “붙잡고 울 곳 없는/그래서 더욱 서러운”(「그런 순간이 많았다」) 순간을 환하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김호길 시조의 확연한 지남(指南)은 자신이 살아왔던 시공간에 대한 기억을 향하고 있다. 그에게 고향이란 다른 말로 바꾸면 어떤 기억의 원형이자 존재론적 기원이기도 할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고향에 대한 기억의 밀도를 비교적 간결하고 단정한 시법(詩法)으로 그려내는 일관성을 보여주면서, “고향산천 다 남겨두고 떠나온 우리 곁에”(「사막풍경 - 백로가족」) 잠시나마 고향의 옛 모습을 선사해준다. 그렇게 시인은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되새기고 나아가 그 시간에 대해 자신만의 고유한 의미를 부여해간다. 그 무늬야말로 김호길의 시조가 내장하는 가장 중요한 내질(內質)일 것이다. 그 점에서 김호길의 시조는 독창적인 시간예술로 든든히 서면서, 회상과 발견의 순간들을 시조집 곳곳에서 구축해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시조집은 시인 스스로 회상하고 발견해가는 기억의 과정을 담으면서 시인으로서의 자긍과 선명한 존재론적 기원을 소중하게 각인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서평

[책속으로] 이어서

3. 근원적 요람이자 신성의 거소(居所)로서의 자연 사물

김호길의 시조가 응시하는 또 하나의 권역은 자연 사물에 있다. 우리를 친숙하게 감싸고 있는 자연은 우리의 근원적 요람이기도 하지만 삶을 가장 경건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신성(神聖)의 거소(居所)이기도 할 것이다. 이때 ‘근원적 요람’이란 운명적으로 주어진 삶의 조건을 말하고 ‘신성의 거소’란 우리를 가장 거룩하게 만들어주는 상상적 차원을 함의한다. 김호길 시인은 자신의 근원을 밝히고 어떤 신성을 탐색하는 대상으로서 줄곧 자연 사물을 택한다. 그러한 간절한 노력이 우리의 감각과 인식을 갱신하면서 복합적 감동을 선사하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김호길 시인의 사유와 감각은 자연 사물과의 대화 과정을 다채롭게 보여주면서, 우리로 하여금 구체적 삶의 서사가 출렁이는 풍경을 경험하게끔 해준다. 마침내 자연 사물과 깊이 화응(和應)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연 사물과 만나고 대화함으로써 스스로의 감각과 인식을 갱신해가게 된다. 경쾌하고 심도 있는 자연 사물과의 소통 과정이 이번 시조집 안에 풍부하게 담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나무는 하느님 계신
먼 하늘을 알고 있다
말 대신 잎을 피워
기도의 손짓을 하고
꽃 피워 하느님 전에
헌화를 올려 드린다

나무는 하느님 계신
먼 푸름을 알고 있다
기도의 메시지로
온 이파리 태운 뒤에
흘, 훌, 훌, 하느님 전에
빈 몸뚱이 보여 드린다

나무는 하느님 계신
그 하늘을 믿고 있다.
눈보라 설한풍 속에
기도 소리 날려 보내고
나이테 한 금 서약을
제 몸 속에 새겨 드린다
- 「나무의 기도」 전문

‘시인의 마음’을 가능케 해준 하느님이 여기에서는 ‘나무’의 존재론적 근거가 되어준다.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하느님 계신/먼 하늘”을 나무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성스러운 나무는 ‘말’을 버리고 ‘잎’을 피우는데, 이 ‘말/잎’의 대조가 어쩌면 김호길 시조가 지향하는 언외언(言外言)의 차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나무는 인위의 ‘말’ 대신에 자연의 ‘잎’으로 기도하고 꽃을 피워 하느님 앞에 드린다. “하느님 계신/먼 푸름”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에 올리는 “기도의 메시지”로 온 이파리를 다 태우고 빈 몸뚱이로 선 나무는 최종적으로 “하느님 계신/그 하늘”을 믿으며 스스로를 비워간다. 그러한 나무의 존재야말로 눈보라 설한풍 속에서 기도하고 나이테 한 금 서약을 새기는 수도자(修道者)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호길 시인이 듣는 “나무의 기도”는 이처럼 ‘근원적 요람’이자 ‘신성의 거소’로서 자신의 모습을 당당하고 아름답게 드러낸다. 그렇게 시인은 자연 사물과의 깊은 교감을 통해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삶의 지혜를 풍요롭게 들려준다. 이는 어떤 존재가 자기 안에 있는 본질적인 것을 바깥으로 이끌어내어 그것을 새삼 발견해가는 정점의 지혜를 뜻하는 것이다. 또한 이는 가장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발견을 통해 보편적 항체(抗體)를 형성해가는 과정으로서, 시인의 예지가 그러한 치유의 순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은 이번 시조집이 이루어낸 득의의 세계라 할 것이다. 다음은 어떠한가.


가까이 보면 예쁘고 멀리서도 예쁘고
보면 볼수록 예쁘고 눈 감으면 더 예쁘고
만 리쯤 거리 밖에는 동백꽃으로 피는 너
- 「동백꽃」 전문
씨앗 한 알 속 태초의 신비가 숨어있다
천지창조 개벽의 비의가 깃들어 있다
태초에 흑암이 있듯 개벽의 날 기다리는
씨앗 한 알 속 거목의 꿈이 잠자고 있다
쌔근쌔근 쌔근쌔근 숨소리도 가라앉히고
깊은 잠 빠져 있을 뿐 꿈꾸며 살아있는
- 「씨앗」 전문

‘동백꽃’은 가까이 보나 멀리서 보나 언제나 예쁜 자태를 드리우고 있다. 볼수록 예쁘지만 눈 감으면 더 예쁘게 남기도 한다. 그렇게 “만 리쯤” 떨어져 있어도 예쁘게만 피어나는 ‘동백꽃=너’는 시인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로 고개를 내민다. 동백꽃이 가진 색상과 질감의 기억이 그러한 ‘너=동백꽃’의 등식을 낳았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시인은 ‘씨앗’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형상을 통해 자연 사물의 원적(原籍)을 노래하기도 한다. 씨앗에는 “태초의 신비”와 “천지창조 개벽의 비의”가 있고, 태초의 흑암처럼 개벽의 날을 기다리는 “거목의 꿈”이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숨소리도 가라앉히고 깊은 잠에 빠져 있지만 언젠가 날개를 펴고 비상해갈 것이 분명한 “꿈꾸며 살아있는” 씨앗의 형상은 ‘시인 김호길’의 원형을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다. 따라서 시인으로서는 “어디엔가 시의 혼령이/내 목을 바짝 쥐고”(「타령조」) 있다고 노래하지만 그곳은 “눈부신 태양이/언제나 다시 솟는”(「해돋이 소견」) 재생과 치유의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시인은 이처럼 자연 사물을 통해 일상에 존재하는 불모성을 치유하고 새로운 소통 가능성을 열어간다. 특별히 각별한 사유와 감각을 통해 자연 사물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묘사하는 그의 작법(作法)은, 모든 존재자들이 가지는 생성의 활력뿐만 아니라 소멸의 움직임에까지 시선을 부여해간다. 비유컨대 새벽녘 미명을 담기도 하지만 해질녘 소멸의 아우라(Aura)도 충실하게 담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 표면에서 펼쳐지는 속도전 대신에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면서 경이로운 생성과 소멸의 운동을 동시에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 잔상(殘像)을 통해 꿈과 현실을 넘나들고 과거와 현재를 엮어낼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러한 비상한 활력에도 인생론적 비애가 섞이게 되고, 다시 그 비애는 시인의 양도할 수 없는 감각을 생성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낳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김호길의 시조로 하여금 따뜻한 비애와 심미적 감각을 구비하게끔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일 터이다.

4. 시조 외길에서 만난 이들에 대한 그리움의 깊이

다음으로 시인의 그리움이 불러오는 인물 시편 가운데 몇 편을 읽어보자. 그의 시조는 근원적으로 시인 자신이 살아온 시간의 결을 회상하고 성찰하는 기억 작용을 활용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나르시시즘의 원리를 넘어서는 타자 지향의 감각이 많은 지분으로 숨쉬고 있다. 기억이라는 서정시의 가장 중요하고도 원초적인 욕망을 통해, 시인은 한편으로 자신의 안쪽으로 몰입하려는 지향을 보이고, 다른 한편으로 다양한 타자들을 향해 확장해가려는 외연적 힘으로 번져가는 것이다. 특별히 시인은 시조 외길에서 만난 몇 분의 시조시인을 호명하고 있는데 그 그리움의 깊이가 각별하기만 하다. 그러한 각별함을 통해 시인은 그분들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섬세하게 구성함으로써 그 안에 녹아 있는 시간을 회상하고 재현하는 사유를 완성해간다. 시인은 그분들에 대한 단순한 미화보다는 자신의 삶에 남아 있는 그분들의 흔적을 추스르고 견디는 쪽으로 시조를 써간다. 그만큼 자신의 삶에 만만찮은 무게로 다가왔던 그분들에 대한 기억을 통해 이번 시조집으로 하여금 기억의 욕망을 아름답게 드러내게끔 하고 있는 것이다.

훤칠한 키 그윽한 미소
그를 더는 볼 수 없고
실솔 울음 그의 가락
절절이 파고든다
남도의 하늘이 텅 빈
그리움을 띄운다
- 「운초 운초 그리운 이여」 전문

한 이십 년 전인가
그가 쓴 시 메모를 보면
기라성 진주 시인들 갔지만
자긴 낙관처럼 남았다 했네
기러기 훌쩍 떠나듯
자기 떠날 줄 잘 모르고
- 「진주 남강변 서벌 시인」 전문

‘운초云初’는 박재두 시인의 아호(雅號)이다. 김호길 시인은 운초를 두 번이나 호명하면서 자신의 가없는 그리움을 토로한다. 운초는 키가 훤칠했고 미소가 그윽했다. 이제 그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음에 시인은 “실솔 울음 그의 가락”을 절절하게 회상할 뿐이다. 운초의 고향은 경남 통영 사량도인데 “남도의 하늘이 텅 빈/그리움”을 띄워주는 순간을 이렇게 붙잡아두는 시인의 그리움이 따사롭다. 물론 이는 한때 현대시조의 중요한 한 봉우리였던 『율(律)』 동인으로 함께했던 시절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기도 하다. 따님인 박진임 교수가 엮은 『박재두 시전집 - 꽃 그 달변의 유혹』(2018)이 세상에 얼마 전에 나왔는데 이 책은 운초 시학의 서지적, 실증적, 역사적 집성(集成)을 이룬 것이다. 김호길 시인의 그리움과 함께 앞으로 운초 시학을 향한 연구 열의가 피어나기를 소망해본다. 또한 김호길 시인은 진주 남강변의 서벌 시인을 호명하고 있다. 20여 년 전 서벌 시인은 “시 메모”에 기라성 진주 시인들이 모두 떠나갔지만 자신만은 “낙관처럼 남았다”고 썼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후 서벌 시인도 그 시인들처럼 훌쩍 떠나고 말았다. 경남 고성 출신의 서벌 시인은 가난의 한을 주제로 승화시켜 미학적 세계를 구축한 시조시인으로 유명하다. 역시 『율』 동인을 김호길 시인과 함께 한 분이다. 김호길 시인은 “기러기 훌쩍 떠나듯/자기 떠날 줄 잘 모르고” 그러한 메모를 남긴 서벌 시인을 그리워하면서 우리 시조시단의 인물 시편들을 통해 자신의 그리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는 날 그리움의 거리”(「항하사 너 별에게」)가 더해지겠지만, “슬픔과 기쁨의 노래/공명하는 피리 하나”(「공명共鳴」)처럼 이분들의 삶과 시조가 모여 우리 시조문학사(史)의 장강대하를 이루어갈 것이다. 그러한 그리움을 은유적으로 노래한 단시조 한 편!

먼 사랑아 멀어져 간
닿을 수 없는 사랑아
꿈엔 듯 생시인 듯
늘 깜박이는 사랑아
이 밤에 눈물 글썽한
네 얼굴을 마주하네
- 「별」 전문

고향집 우물도, 동백꽃 같은 ‘너’도, 시조를 함께 써온 이들도 이제는 “멀어져 간/닿을 수 없는 사랑”으로 남았을 뿐이다. 그 “먼 사랑”의 모습을 시인은 이제 ‘별’에게서 바라본다. 하지만 빛으로 지상에 쏟아지는 ‘별’은 “꿈엔 듯 생시인 듯/늘 깜박이는 사랑”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고, “이 밤에 눈물 글썽한/네 얼굴”은 그렇게 별처럼 돋아난다. 시인은 “네 생각 가슴에 품으면 풀꽃 향이 스민”(「풀꽃 향기」)다고 노래하면서 “은하수 시름밭 지나는/기러기 한 마리”(「시름이 별밭 같아」)처럼 안타까이 2인칭을 찾아가는 경로를 보여줄 뿐이다. 그 과정이 바로 김호길의 시조쓰기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원천적으로 서정시는 시인 스스로의 자기 발화에서 발원하고 완성된다. 물론 시인이 포착하는 대상이 공공적 소재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서정시는 궁극적으로 자기 회귀의 속성을 양도하지 않는다. 물론 이때 자기 회귀란 철저하게 고립된 개인적 차원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를 포괄하면서 다시 구체적 개인으로 귀환하는 전(全) 과정을 포괄하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김호길 시인은 고향이라는 기원과 수많은 시간을 함께했던 자연이나 인물 같은 타자들에 대한 그리움을 통해 원심과 구심이 만나는 선명한 지점을 노래한다. 이때 그리움이란 대상을 향한 간절한 욕망이 시간의 풍화에 탈색되어 남은 정서적 지향을 뜻하는데, 그래서 그리움은 부재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부재의 상태에서 발생하는 깨끗한 비애를 수납하는 정서인 셈이다. 이러한 그리움을 저류(底流)에 숨긴 김호길 시인은 오랜 시간 겪어온 순간들에 대해 선연하고도 애틋한 기억의 현상학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의 차원을 넘어, 실존적 고독과 사랑의 시학으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김호길 시조의 깊고 눈부신 한순간이 그렇게 현상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시조집은 원형적 대상에 대한 가없는 그리움의 세계를 통해 그리움 자체가 삶의 불가피한 형식임을 노래한 결실이다. 시인은 오랜 시간 속에 깃들여 있는 기억을 향하면서 시간의 깊이를 사유하고 시간의 다양한 형식을 집중적으로 표현해간다. 시조 외길에서 만난 이들에 대한 그리움의 깊이가 그 안에서 하염없이 글썽이고 있다.

5. 시조시인으로서의 자의식과 예술혼(魂)

이제 마지막으로 김호길 시인이 ‘시조’ 자체에 대한 사유를 어떻게 끌어왔는지를 탐색할 차례이다. 우리의 시선이 머무르는 그의 음역(音域)은 시인 자신의 이러한 자의식을 반영하는 과정에 가로놓여 있다. 그는 자신의 시조가 실존적 자각과 자기 완성을 동시에 수행하는 불가피한 방식임을 줄곧 고백해간다. 물론 그는 우리 시조시단에서 첨예한 장르 의식과 남다른 혜안으로 자신만의 외로된 영역을 구축해온 언로시인이다. 그러한 지속적 열의와 노력이 그에게 자기 위상을 회복하고 완성해가는 에너지를 당당하게 부여해온 것이다. 그에게 ‘시조’는 이러한 경험과 형식이 균형을 이루면서 시조의 시조다움을 견고하게 지켜가는 이중적 작업을 수행하게끔 해주는 유일무이한 현장이었던 셈이다.

한두 해도 아니고
수십 년은 버틴 세월
남의 땅 사막 풍경
빗질하고 있는 나에게
시조여, 너는 무엇인가
날 지키는 샛별인가

무슨 팔자 그리 기구해
유배 아닌 유배를 와
흐르는 해와 달
별무리를 지키는데
시조여, 너는 무엇인가
날 가두는 혼령인가

창창하던 젊은 날의
그 세월도 훌쩍 지나고
늦가을 서릿발에
추국인 양 홀로 섰노니
시조여, 너는 무엇인가
내 짝사랑 연가인가
- 「시조여 너는 무엇인가」 전문

밤새 시가 되지 않아
끙끙 앓는 나에게
시는 이렇게 푸는 거란다
펼쳐 보이는 아침놀
노을 시 곱기도 해라
거참 부럽기도 해라
- 「아침놀」 전문

그에게 시조는 “한두 해도 아니고/수십 년은 버틴 세월”을 가져다준 친구이자 반려였다. 그런데 그는 “남의 땅 사막 풍경/빗질하고 있는” 이민자에게 시조가 과연 무엇인가를 끝없이 질문한다. 물론 시조는 시인이 유배 아닌 유배를 와서 “흐르는 해와 달/별무리”를 지키게끔 해준 둘도 없는 벗이었다. 비록 “날 가두는 혼령”이기도 했겠지만, “창창하던 젊은 날”부터 함께해온 세월만큼이나 “늦가을 서릿발에/추국인 양 홀로” 선 시인에게 “짝사랑 연가”로 굳건하게 존재해준 것이다. 세 수의 종장 첫머리에 어김없이 반복되는 “시조여, 너는 무엇인가”는 이러한 확연하고 불가피한 시조의 존재론과 관계론을 환하게 보여준다. 그러니 이 작품은 시조에 대한 연가요 시조시인으로서의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기도 할 것이다. 그 다음 작품에서 시인은 “밤새 시가 되지 않아/끙끙 앓는” 과정에서도 시조가 “펼쳐 보이는 아침놀”을 통해 부럽기 짝이 없는 언외언의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그렇게 이번 시조집에는 그의 예술혼(魂)이 곱고 아름답게 퍼져가고 있다. 젊은 날의 “붉은 상처는 그대로”(「월식」)이지만 “마음만 바꿔 먹으면 온 천지가 천국”(「극락조꽃 Bird of Paradise Flower」)이고 그 “화살처럼 흐른 세월”(「돌부처」) 속에서 “왈가왈부 세상사 잊고 명상에 들고”(「풍경 속으로」) 싶을 때마다 시인은 “온 생을 헤매고 다녀도/찾을 수 없는”(「꿈꾸는 나라」) ‘시조나라’를 꿈꾸는 것이다. 애잔하고 아름답고 중중(重重)하기만 하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 시대에 ‘시조’라는 정형 양식은 여러 모로 불편한 형식 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 양식 중 많은 갈래가 사멸했거나 다른 장르로 통합되어버린 데 비해, 시조는 아직도 우리 문학의 장자(長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불편함은 그 자체로 고유한 독창성이기도 하다. 김호길 시인은 정형이라는 외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60년 가까이 시조를 써옴으로써 시조가 우리의 정신을 담고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독창적 양식이라는 점을 증명해준다. 이때 우리는, 정형시의 양식적 위의(威儀)와 가능성을 격조 있게 지켜온 김호길 시인을 향해, 아름답고 다양한 그리고 실감 어린 형상에 담아낸 단아하고도 깊이 있는 서정의 격(格)과 기품을 한없는 경외감으로 기리노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두루 알다시피, 서정시에서 기억이란 현재의 시인이 갈망하는 삶의 형식을 고스란히 담아내게 마련이다. 우리가 읽어왔듯이, 김호길 시인이 재현해낸 기억 또한 지금 자신이 살아가면서 가장 아름답게 사유하는 어떤 원형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에서 발원하는 것일 터이다. 그 점에서 김호길의 시조는 시인 자신의 존재론적 기원과 궁극에 대해 사유하고 표현함으로써 일종의 형이상학적 순간을 탐구하는 품까지 깊고 넓게 보여준다. 순연한 기억 속에 있던 그 순간은 시인의 존재론적 기원을 적극 호출하기도 하고 가장 깊은 회상 과정에 원초적이고 궁극적인 지성소(至聖所)로서의 시간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가장 오래된 양식인 정형시를 통해 이러한 역할을 오래도록 수행하는 ‘시인 김호길’의 도정, 곧 율격을 섬세하게 지키면서도 다양한 현대적 삶의 양상을 반영해온 그의 시간에 깊은 경의를 드린다. 형식적 제약을 받으면서도 다양하기 그지없는 현실을 담아낸 그의 시조가 국내와 미주 독자들에게 한결같이 감동 깊게 읽히기를 희원한다. 그렇게 우리는, 씨앗 한 알 속에서 오랫동안 자라 이제 완성되어가는 ‘거목의 꿈’을 반갑고 감사하게 만나러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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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이 꽃길이었네 - 김호길 시조집 (창연기획시선4) 작성자: 뉴욕코리아 조회: 99 등록일: 2022-04-07 모든 길이 꽃길이었네 - 김호길 시조집  (창연기획시선4) 책소개 김호길(金虎吉) 시인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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