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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코리아 ] 우리가 우리를 스쳐 갈 때 - 정 미 시집 (상상인 시선 019)

뉴욕코리아 2021. 5. 3. 14:08

우리가 우리를 스쳐 갈 때 - 정 미 시집 (상상인 시선 019)

 

 

추천글

 

 

 

 

 

 

정미 시인의 시는 생활의 통점痛點을 잘 짚어낸다. 어두운 실내가 갑작스런 빛에 소스라쳐 놀라며 깨어나는 것처럼, 삶의 이면에 가려지거나 잠들어 있던 일상의 편린과 사물들이 짙은 페이소스의 그의 언어 앞에 그 고단하고 위태로운 내면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 곳곳에 나지막한 비명이 스며 있는데, 이상하게도 그것이 삶의 엄살이나 푸념으로 들리는 게 아니라 넘어진 현실을 일으켜 세우며 사물을 새롭게 호명하는 시의 기척으로 다가온다. 그의 시에는 약육강식의 폐허좀처럼 오지 않던 희망들이/눈사태에 파묻힌절망의 날들도 있지만 행복하다 말하며 글썽이는 강물도 흐른다. 전자를 말할 때 그의 시는 예민하고 통렬하지만 후자를 말할 땐 한없이 다감해진다. 삶에 대한 성찰의 고삐를 한껏 그러쥐면서도 힘껏 푸르게 살아가는 등을 따듯하게 보듬는 시가 여기에 있다.

 

_송찬호(시인)

 

 

 

 

 

시인은 일상 속에서 만난 다양한 삶의 양상을 구체화함으로써 개인적 한계에 포박된 우리의 시선을 외부로 확장시키고, 타자의 감정을 나의 감정에 이입함으로써 내적 자아의 진정한 자리를 찾아 간다. 나아가 시인은 태고의 유물과도 같은 역사의 비극이 시작되는 지점은 어제가 아니라 오늘이거나 혹은 내일( 「우리가 우리를 스쳐 갈 때」)이라고 예언한다.

 

 

 

_신상조(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정 미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 문예창작학 전공

 

2005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9년 아테나아동문학상 대상 수상

 

2013년 경기도문학상 아동소설 부문, 양평예술대상

 

2018년 한국문학비평가회 작가상 및 창작지원금 다수 수혜

 

시집 『개미는 시동을 끄지 않는다』

 

『우리가 우리를 스쳐 갈 때』

 

장편동화 『이대로도 괜찮아』 『공룡 때문이야!』 『까불이 걸스』

 

청소년장편소설 『사랑을 싸랑한 거야』 『마음먹다』(공저)

 

 

 

herstory365@hanmail.net

 

 

 

 

 

시인의 말

 

 

 

영원과 찰나

 

 

 

무거운 가벼움과 가벼운 무거움

 

 

 

눈물과 웃음

 

당신과 나

 

 

 

사이,

 

 

 

한통속이다

 

 

 

삶의,

 

 

 

 

 

 

 

정 미

 

 

 

 

 

 

 

시집 속의 시 한 편

 

 

 

 

 

우리가 우리를 스쳐 갈 때

 

 

 

사라진 인류 발원지에서 맴돌고 있는 눈의 전언

 

눈보라에 침몰하거나 거리를 서성일뿐

 

유적지 유물의 발굴 형태로나 쓰임을 짐작할 뿐

 

누구도 진열된 박물관의 생태 유물을 발견 못 한다

 

 

 

눈 내리깔고 보도블록 위에 툭 내려앉은 플라타너스 이파리처럼

 

축축한 쓰레기 더미 의자 위에 마네킹이 앉아 있다

 

이름 모를 거리에 나를 못 박아두고

 

따각따각 떠난 하이힐처럼

 

우리가 우리를 스쳐 갈 때

 

누군가는 포식자로 어둠을 먹어치우는

 

누군가는 발버둥 치지만 빛올가미에 사로잡혀 있는

 

 

 

그것을 구경만 하는 두 겹의 굶주림

 

혼란이 감추지 않는 약육강식의 폐허이다

 

 

 

표정을 놓아버린 폐허의 마네킹처럼, 나도

 

당신도 눈발과 함께 수만 세기를 침묵 농성할 뿐이다

 

 

 

허옇게 들끓는 코로나 속으로 한 발 더 깊이 한 발을 딛는다

 

우리는 저절로 도착하는 수십 세기의 유물이 되어간다

 

 

 

 

 

 

 

차례

 

 

 

1

 

 

 

초록의 은유 _ 019

 

포켓러브Pocket Love _ 020

 

우리가 우리를 스쳐 갈 때 _ 022

 

눈에게로 가는 사람 _ 024

 

안개의 _ 026

 

다 써버린 절망 _ 028

 

3월 폭설 _ 030

 

로켓처럼 _ 031

 

웃음은 하회탈의 눈물 _ 032

 

폐차 _ 034

 

반가사유 _ 035

 

오래전 죽었거나 아직 죽지 않은 시간의 활촉들 _ 036

 

가을 오후 빛에게 _ 037

 

실수 _ 038

 

 

 

 

 

 

 

2

 

 

 

숨바꼭질 _ 043

 

웃기도 잘 웃는 당신 _ 044

 

원룸에서 _ 046

 

비 내리고 _ 048

 

울컥 _ 049

 

거울호수 _ 050

 

불빛잡기 _ 051

 

접속사 스토리 _ 052

 

위내시경 _ 055

 

도돌이표 _ 056

 

안개 _ 058

 

그해 여름 _ 060

 

앙앙, 강아지풀 _ 062

 

비닐자락 _ 064

 

 

 

 

 

3

 

 

 

포트 홀pot hoie _ 069

 

시간귀신 _ 070

 

알콜충전소 _ 071

 

은행나무 나비 떼 _ 072

 

등짝 _ 074

 

블라인드 _ 076

 

내 안의 도둑 _ 077

 

할머니뼈다귀해장국집 _ 078

 

오래된 미래 _ 080

 

구름주유소 _ 081

 

낙서재 _ 082

 

돌누르께 마을 _ 083

 

변산반도 채석강 _ 084

 

, 신발이 걷는다 _ 086

 

 

 

 

 

4

 

 

 

 

 

엄지좀비 _ 091

 

비몽사몽 _ 092

 

민들레 솜사탕 _ 094

 

작은주홍부전나비호접지몽 _ 096

 

개미지옥 _ 098

 

불안의 품위를 위하여 _ 100

 

잠자리 혹은 잠:자리 _ 102

 

황사 _ 104

 

한때 소나기 차차 맑음 _ 106

 

낮술 _ 108

 

눈물의 방술 _ 109

 

피노키오 _ 110

 

마스카라 지운 맨눈으로도 _ 111

 

잠시, 은하철도 999 _ 112

 

 

 

 

 

해설 _ 신상조(문학평론가) _ 115

 

이토록 많은 눈물로 당신 곁에 머무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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