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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코리아] 이 비 그치고 햇살 돋으면 - 하호인 시집

뉴욕코리아 2023. 9. 22. 00:08

이 비 그치고 햇살 돋으면 - 하호인 시집 (상상인 시인선 039)

이 비 그치고 햇살 돋으면

하호인 시집

상상인 시인선 039 | 2023 9 18일 발간 | 정가 10,000

규격 128*205 | 150 | ISBN 979-11-93093-11-5(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 29, 904

등록번호 제5729600959 | 등록일자 2019 6 25

Tel. 02 747 1367, 010 7371 1871 |Fax. 02 747 1877 | E-mail. ssaang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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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이나 인식을 초월하여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存在라고 한다. 하호인 시인은 대상에 접근하는 방법이 남다르고 눈부신 집중이 시를 살리고 있다. 존재를 귀찮게 하지 않으면서도 조근조근 할 말을 다한다. 시간의 영원성을 위해 회상과 기억을 시의 도구로 사용하여 현재와 일치시킨다. 내면에 적층된 삶의 파편을 조합하여 시간의 제자리를 꿈꾸는 시인. 번잡한 세속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조용하게 몸부림친다. 말을 세우는 정신이 올곧다. 형상화 과정이 자상하고 우아하다. 시의 완성도를 위해 느낌과 감성을 전략화하지만 시에 갇히지 않으려고 모호함과 고리타분함을 배척한다. 감각의 착란을 거부하는 하호인 시인의 성정이 차분하다. 마음에 어룽거리는 시가 아름다운 까닭은 빈틈없고 충만한 사랑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_ 시꽃피다 조선의 시인

 

 

홀로 익어가는 삶이란 현재에 구멍을 뚫으면서 나비가 되어 날아갈 기억을 품고 사는 삶이다. 하호인 시인은 이러한 삶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이 시집에는 시간에 대한 그의 예민한 감성과 의식을 드러내는 시가 많다. 그 시는 현재에 구멍을 내는 기억의 흔적에 시적 시선을 던지면서 이루어진다.

_이성혁(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시인의 말

 

 

 

오래 걸었습니다.

어제와 내일 사이에서

주름지고 낡아가는 것들

그대로 따듯하게 다독여 주고 싶습니다.

여린 풀꽃 한 송이도

그 자리에 있는 이유가 있어

담담히 건네지는 위로가 있듯

누군가에게

그런 언어로 다가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023 9

하호인

 

 

 시집 속의 시 세 편

 

 

 

달아난 못

 

 

 

못 하나 또르르

싱크대 밑으로 쏘옥

 

무릎을 꿇고 엎드려 손을 뻗었지

 

먼지 낀 구석에서 더듬더듬 찾아내

기어이 끌려 나온 못

 

무거운 액자 목 휘어지게 걸고

벽 속에서 버티는 일이 고단했던 게지

 

불이 번쩍이게 두들겨 맞고

고개 비틀리도록 참다가

 

무게를 벗고 달아난 게지

 

 

 

나의 변방 모과나무

 

 

꽃이 질 때보다 어두웠다

아침과 밤낮 변함없는 허기

 

나지막한 담장을 넘나들며

연분홍 작은 꽃송이 피어나는 집 뒤 골목길은

이사하고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야 찾아낸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성소였다

 

 

대문을 열기 싫거나 두려울 때

골목으로 숨어들었다

간간이 비가 내리고 꽃향기 내려앉는 그 길로

 

 

쪼그리고 앉아 모과꽃 한 송이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자꾸만 한쪽으로 기울었다

풋풋한 모과 한 알의 무게로

 

 

숨겨진 허방 같은 아찔한 길목에서도

모과나무 숨소리를 떠올리면 단단하게 설 수 있었다

 

울고 싶은 날

그게 그러니까 가시 같은 걸음조차

누군가에게 위로이자 기쁨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문득 가벼워지는 것이다

 

꽃잎, 바람처럼 털고 일어선

그 자리가 꿈의 시작이라는 것을 가르쳐준

나의 변방

모과나무 골목길

 

 

 

흰빛을 터뜨리는 아침

 

 

냉이꽃 하얀 풀밭에 주둥이 깨진

소주병 하나 뒹굴고 있다

 

상처가 쌓이면 어둠이 되는 것일까

 

누군가 감당하지 못한 하루를

깨어져 입술 없는 병 귀퉁이에

칠흑 같은 파열음으로 버려두고 갔다

 

희고 연한 귀를 가진 것들

어젯밤에는 잔뜩 웅크리며 잠들었겠다

 

여기저기 흩어진 어둠이

깨진 병 끄트머리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데

 

유리 조각 사이로

냉이꽃 흰빛을 톡톡 터뜨리고 있다

 

 

 

 

목차

 

 

1부 나의 변방 모과나무

 

달아난 못

골리앗의 도시

나의 변방 모과나무

둥근 슬픔

흔들리며 피는 집

빛의 그늘

보리 한 알, 이 푸른 존재감

씨아가 놓친 씨

모퉁이의 햇살을 기억해

소리 한 송이

기억의 먼 곳까지 가로등

괭이밥

각이 없는 슬픔

항아리 안 살얼음

 

 

2부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것들

 

흰빛을 터뜨리는 아침

맹물의 속성

사각지대

자작나무가 쓰는 가을

끄트머리

꽃샘

빚은 달

한 끼의 바다

수평선

맥문동을 끓이는 오후

바람으로 부는 파랑

가을 숲길을 걸으며

목련 결심

용추폭포의 기억

 

3부 손끝에서 천천히 살아나는 시간

 

연꽃 등 아래

눈사람 아버지

여름 타고 흐르는 밤

깊은 배려

어제는 언제 갔나요

빈 화분

사라짐에 대하여

회전하는 직진

봄비에 젖다

경칩이라는데

처서 소묘

소엽 풍란

구석의 온기

호수, 봄 수선소

 

4부 머위 순 같은 언어 하나 자라났다

 

사과가 익어갈 때

이 비 그치고 햇살 돋으면

잠시 멈추고 어깨를 기대는

사진 그리고 사진눈물의 뿌리

그 등잔 불빛

한 점 햇살로 펼치면

유리병 그리고 벽

식물 경전

껍데기의 내력

초록으로 가는 길

기다림을 늘이는 길

상추씨 털다가

패각의 시간

 

 

해설 _ 내밀한 기억과 시의 접착력

이성혁(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하호인

 

 광주광역시 출생

 2018 시에 등단

 시집 이 비 그치고 햇살 돋으면

 <시에> <시꽃피다> 회원

 매일시니어문학상 시부문 수상

 

hahoin5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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