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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코리아] 이따금 기별 - 송미선 시집

뉴욕코리아 2023. 9. 26. 12:18

 이따금 기별 - 송미선 시집 (상상인 시선 040)

 

이따금 기별

송미선 시집

상상인 시선 040 | 2023 9 26일 발간 | 정가 10,000

규격 128*205 | 142 | ISBN 979-11-93093-12-2(03810)

도서출판 상상인 | (06621) 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 29, 904

Tel. 02 747 1367, 010 7371 1871 |Fax. 02 747 1877 | E-mail. ssaang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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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선 시의 언어는 우리 사이에 가로놓인 심연을 건너가는 말들로 나타난다. 간극을 넘어가는 움직임으로써 스스로를 드러내는 시의 말들은, 끊어진 것들 사이를 서로 잇는다.

 

우리는 송미선의 시에서 한 삶이 끝나더라도 다른 모습으로 변전하여 새로운 힘을 구가하며 다음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자들과 만나게 된다. 그러한 존재자들의 모습을 전하며 시인은 단절의 상황 가운데에서도 다시 이루어질 이어짐을 노래하며 긍정한다.                                                                                       

                                                                                                   _ 김태선(문학평론가)

 

 

시인의 말

 

예고 없이 건드리고 가는

바람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고,

쓴다

 

2023년 가을

송미선

 

 

시집 속의 시 세 편

 

눈 내리는 게르

 

 

별빛을 쏟아 밤이슬을 막으며

기둥만 끌어안고 있는 게르 한 채

 

우리는 눈을 번갈아 뜨며 별을 헤아렸고 낮달의 욕심이 길어지기를 기다렸다 바람이 핥아 눅눅해진 스낵을 찬 숨으로 녹여 먹으며 아직 남은 미련이 있는지 빈 봉지 속에 손을 넣었다 빼곤 했다 두 심장 거리에서 바스락대던 종소리는 새벽을 아침으로 조각했다 산책하러 나갈까 묻는 말에 눈이 내리네 답하며 나는 기차표를 만지작거렸다 심장박동이 잦아들고 있었다 계획이란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가끔은 플랫폼이라는 예외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편도로 왕복을 고집했던 감정에는 구멍이 숭숭했다 바람이 외투 안으로 들이치는데 손끝이 시렸다

 

 

기억나? 거기

 

 

어디냐고 묻기도 전에

거기 있잖아 왜 거기

 

너의 시소와 나의 정글짐은 서로 달라

 

내가 닿으면, 너는 비상구를 열고

네가 다가오면 비상계단을 닫는 나

 

놀이터에서 우리는 가닿지 못하고

서로의 기울기만 바라보잖아

 

거기 알지?

모래밭에 심어져 있던 폐타이어가 우리를 튕겨 올렸던 곳

 

거기서 기다릴게

 

 

하젤 장미

 

그럴 리 없잖아요 엉망으로 널브러지고 싶다는 말이 핑계라니요 브래지어를 벗어 침대 위로 팽개친 그녀, 포춘 쿠키를 건네준 손등을 떠올리며 운세가 적힌 띠종이를 만지작거리네요 내일을 믿지 마세요 읊조리다 태엽이 풀린 오르골처럼 그녀가 꺼지네요 답이 필요 없는 질문지를 만들었어요 검은 혓바닥에서 간헐적으로 혓바늘이 솟구쳤어요 소금물로 헹궈내도 가라앉지를 않네요 창가에 놓인 하젤 장미는 여전해요 얼떨결에 날아오는 부케를 받았어요 면사포가 지나치게 풍성해 조준을 잘못한 것이기도 하지만, 받으려는 손들이 한꺼번에 뒷짐을 졌거든요 받으라고 말하기 전에 맹세했나요 당신의 그녀가 버석거리네요 피하지 않고 덥석 받아주는 게 예의 바른 태도 아닐까요

 

목차

 

1부 그림자는 흑백사진처럼

 

눈 내리는 게르

개인적으로는

내일은 안 되겠니

이따금 기별

배꼽을 누르니

카카포

햇빛 수혈

수족관의 자세

더디게 오는 이름이 있다

이류동왼손의 핑계

메아리치는 벽

나비라는 쉼표

 

2부 흘리고 가는 독백

 

술래의 집

뒤집히는 뫼비우스 띠

헛웃음을 한곳에 모아

간헐적 파업

뜻밖의 질서

서로 다른 밤에 들고

가스등이 켜져 있는 무대

물거품 캡슐

열세 번째 여자

타로에 대한 사소한 해석

미행의 기술

하젤 장미

이월

삼 분 레시피

 

3부 내일…… 알지? 라는 말은 가짓빛이었어

 

아직 도착하지 않고

쏟아지는 등고선

캐스터네츠

먼눈으로 보다

가짓빛 입가심

생략된 약속

공치는 날은

가끔은 겹치기도

그 말이 도꼬마리 홀씨처럼

커튼콜

충고의 품격

여전히 노랑

그럼 잠시 쉬어갈게요

몰아쉬기

그림자를 키우느라

 

4부 거기서 기다릴게

 

개양귀비

샌드백

달리는 종

나는 가지 않았는데

잠시처럼

오늘의 날씨

서향

꼭 돌려받겠다는 건 아니지만

궤도를 이탈할 때까지

말이 느려졌다

미뤄둔 안부

개명

눈 감는 순간이 너였으면

기억나? 거기

 

해설 _ 건너가는 말들, 너머의 말하기

김태선(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송미선

 

경남 김해에서 태어났다. 2011 시와사상으로 등단하였고 시집으로 다정하지 않은 하루 그림자를 함께 사용했다 이따금 기별이 있다. 동아대학교 인문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기금 발간지원에 선정되었다.

 

sms2714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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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기별 - 송미선 시집 작성자: 뉴욕코리아 조회: 148 등록일: 2023-09-25       이따금 기별 - 송미선 시집 (상상인 시선 040) 이따금 기별 송미선 시집 상상인 시선 040 | 2023 년 9 월 26 일 발간 |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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