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날개가 있으니까 - 이유정 시집 (상상인 시선 056) 책 소개 이 시집은 「취꽃」의 시다. 시인이 겸허하게 ‘생각 없이 주물러 만든’ 볼품없는 화병이라 칭한 그릇에 바다를 품은 ‘소금꽃’이 피었다. 생각을 여윈 생각으로부터 ‘내일이면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릴’ 숨결들이 모였다. 생각 없음이 자유를 주기도 하는구나. ‘창문을 통과한 빛이 거실에 닿아 유리컵이 움찔하는’ 「카메라 옵스큐라」의 결정적 순간들은 얼마나 경이로운가. 한낱 구르는 「동전」으로부터 교환가치와 사용가치가 지배하는 질서 너머에서 빛나는 심미적 가치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눈은 또 얼마나 참신한가. 시인에게 시는 천사의 온도를 읽을 수 있는 열감지기 같은 것이었나 보다. 너무 작고 희미하고 여려서 인지하기 힘든 것들의 눈짓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