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라캔스를 찾아서 -이건청 시집 (북치는 마을) 작가의 말 3억 6천만 년에서 6천5백만 년 전, 퇴적암에서 발견되던 화석 물고기 실라캔스는 육지 척추동물의 특징들을 거의 그대로 지닌 채 1938년 어부의 그물에 잡혀 올라왔다. 몇 억 년의 시간을 물속에 살았으면서도 물속 환경을 따라가 동화되기를 거부한 채, 애초의 자신을 지켜온 육지척추동물의 조상 물고기 실라캔스의 자존의지 앞에 서서 나는, 시는 무엇이고 시인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숙고하고 있다. 38억 년 전, 지구에 표층이 생긴 이후 지구가 겪은 모든 변화 양상과 내용들은 켜켜이 지질地質로 쌓여 시대별 암반 지층으로 굳어 있다. 나는 내 삶이, 이 지질 암반들이 품고 있는 무량수의 시간들과 화해되기를 바란다. 머지않은 때에 나 또한 2000년대 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