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그루의 자작나무가 불타고 있네 -오대환 시집 (상상인 시인선 040) 추천 글 오대환의 전략은 어둠과 적대하며 어둠과 어둡게 싸우는 일이 아니다. 그는 어둠을 응시하고 그것을 까발리는 대신에 그것을 너끈히 이길 빛을 노래한다. 어둠 속에 살며 빛의 존재를 망각한 자들에게 이것은 일종의 ‘사건’이다. 그는 부정의 신학 대신에 긍정의 신학을 선택한다. 그는 시대의 어둠을 부정하고 그 대척점에 있는 빛의 존재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성스러운 것의 성스러운 존재에 대하여 말한다.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이제는 그 존재마저 미미해진 아름답고 성스러운 것들의 회귀는 그 자체의 광원光源으로 시대의 어둠을 녹인다. 그 밝은 빛이 어둠 속으로 밀고 들어올 때, 신경증의 어지러운 마당은 정리되고, 뒤숭숭한 꿈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