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도 녹지 않는 설국 - 최수지 시집 (상상인 시인선 061) 책 소개 한 시인의 시세계가 일상적이라 규정하는 게 반드시 상찬일 수는 없다. 문학적 감각과 일상적 현실은 자주 불화하거나 동상이몽이기 마련이어서, 그 둘을 한꺼번에 끌어안으려는 시도는 예술도 생활도 아닌 엉성한 고백을 낳기 십상이라서다. 그러나 인간 삶의 근저를 이루는 세부적 일상에 문학적 복화술을 겹쳐 낯설고 감각적으로 형상화하는 일은 시에 삶을 실어 나르려는 정신들이 지향해 온 이상이었다. 최수지의 『달려도 녹지 않는 설국』은 그런 지향성이 잘 적용된 시집이다.“신나게 달려도 녹지 않는 설국”은 일상이라는 바탕 위에 수가 놓인 시의 무늬들이 서로 모순적일 만큼 다양한 최수지 시의 특징을 함의한다. ‘신나게 달린다’는 긍정성과 ‘녹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