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 이르는 밤 - 박 잎 산문집 (상상인 산문집) 표사 목이 탄다. 밀실을 부른다. 어달항 갈매기숲, 열기 어린 모래밭을 호명한다. 황톳빛 모래에 찍힌 갈매기 발자국… 활어의 지느러미를 반추한다. 짙은 반물빛 밤, ‘자야수산’ 청어는 어떻게 되었을까. 기억은 봄날 어느 하오, 개구리밥 떠있는 푸른 낚시터. 바람으로 흔들린다. 이 모든 게 사랑이라면 죽어도 괜찮다던 리스본의 시인 페소아의 말을 생각하며 흰 구름을 바라본다. 먼 이국의 어느 볕 좋은 날. 하얀 태양을 눈부시게 맞으며 그들과 함께 보랏빛 꽃잎이 지천으로 깔린 골목길을 걷는다면. 하카란다. 보랏빛 환상 속을 느리게 걷다가, 어느 아름다운 여인이 건네는 한 잔의 진한 커피에 시와 함께 취한다면 행복할까. -본문 중에서 작가의 말 바다는 비에 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