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는 시간은 연시 - 임지나 시집 (상상인 시선 032) 추천글 임지나 시인의 첫 시집 「네가 오는 시간은 연시」는 집과 사랑에 대한 물음과 대답으로 채워져 있다. 그 답은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회귀하고 순환한다는 점에서 우로보로스적 삶을 은유한다. 그 집은 내가 “견뎌내는 곳”으로서의 집이고, “같이 쌓고 부수고 싶었던 집”(「공기로 지은 집」)이다. 여기서 부숨은 결국 새로운 집을 짓기 위한 생의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그러므로 말짱 헛것이며 헛것이 아닌 부숨이다. 또한 이 집은 “내가 널 위해 준비”하는 “정신과 언어”(「희귀한 연애」)의 집이기도 하다. 때문에 사랑의 말씀을 간절히 간구할 때만 이 집은 비로소 어떤 육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왜냐하면 ‘공의 고갱이’를 모으고 ‘허무의 뼈’를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