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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코리아]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 박 잎 시집

뉴욕코리아 2021. 12. 20. 12:23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박 잎 시집

 

(상상인 시인선011)

 

추천글

 

박잎 시인의 시편들은 이미지를 중시하고 있다. 사물을 대신하는 이미지에는 세계에 대한 시인의 태도가 은밀히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그의 시편들은 독자들과 소통되는 시라고 생각한다. 특히 기억 속의 이미지를 생생한 현실로 형상화하는 그의 시편들은 독특한 개성의 분출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_ 심상운(시인, 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박 잎

 

춘천 거주

충남대 영문과

성균관대 영문과 대학원 졸업

2017년 『월간 시』 등단

시집 『꿈, 흰 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2019년 『월간 시』 제정 ‘올해의 시인상’ 수상

2021년 강원문화재단 시부문 생애최초지원 수혜

 

jn4015@naver.com

 

 

 

시인의 말

 

흰 일각고래가 북극의 얼음을 뚫고 산다

찰나의 빛을 꿈꾼다

 

 

 

시집 속의 시 한 편

 

 

가벼운 잠

 

 

어제 나의 새가 죽었다

 

눈을 뜬다 눈부신 빛이 쏟아진다 멀리 밤나무 잎이 짙푸르다 돌밭, 돌을 헤치면 은행알은 얼마든지 있다 그것은 낮의 요절이었다 노란 새, 어쩌다 모이를 늦게 갈아주면 탐욕스런 수컷 뒤에 허기져 앉았던 새, 땅거지마냥 바닥의 모이 쪼던 새 물을 갈아줄 때 유독 퍼득이던 겁보 빨간 제라늄 쪼기도 하던 새

눈을 감는다 바람이 스친다 사각의 장 속에서 새여! 무슨 꿈꾸다 말고 불현듯 누웠는가 간혹 해바라기 씨도 까더니 새야, 불시에 너 잃고 뻐꾸기 울음 찾아온 나를 용서하지 말아주길 영원히,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았어

종점, 시든 엉겅퀴밭엔 나비가 지천이다 무논 옆에 쭈그리고 앉는다 전봇대에 까마귀가 날아든다 버스는 오지 않는다 토끼풀에 벌은 매달리고 물 위에 이름 모를 나방이 떠 있었다 가벼운 잠일 게다

 

 

 

차례

 

1부

 

노매드랜드 1 _ 019

가벼운 잠 _ 020

나비가 _ 021

그 긴 여름을 꼬리에 달고 _ 022

밥, 사북 _ 023

묵호의 자정 _ 024

앵무새와 파꽃 _ 027

누군가 흘러간다 _ 028

마지막 선물 _ 029

타들어 가는 낮 _ 030

물의 날들 _ 032

달 그리며 _ 033

프란츠 카프카 _ 034

 

2부

 

어깨의 기억 _ 039

꽃을 남겼다 _ 040

폭향 _ 042

이슬, 툭 _ 043

온몸으로 익어 _ 044

기적소리가 드나드는 _ 045

노매드랜드 2 _ 046

곡哭 송유하 _ 048

길거리시인 2 _ 049

슬픈 불 _ 050

알레포 _ 052

새에 이르는 밤 _ 054

실비아 _ 055

 

3부

 

휘몰아치는 낮 _ 059

흔들리는 시 _ 060

붓꽃 카페에서 만나 _ 062

목백합을 타는 바람 _ 063

엽서 _ 064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_ 066

늦여름은 카트만두의 시간으로 _ 067

녹색 눈 _ 068

아홉 번째 달 _ 070

안녕, 통리 _ 072

혹시가 물드는 가을 _ 074

선탄부選炭婦 _ 075

풍문 _ 076

 

4부

 

어디로 가야 하나요 _ 081

문득 그것을 놓쳐 _ 082

아리랑 장성 _ 084

아리랑 도계 _ 086

자화상 2 _ 088

아리랑 정선 _ 090

숲이 몸을 붙이는 길 _ 093

또, 울지 않는다 _ 096

꽃울음 _ 098

잠 속의 숲 _ 100

붉은 맨발 _ 102

기억이 짓는 집 _ 104

다시 _ 106

 

해설 _ 현실체험의 이미지 : ‘무의식’의 의미를 중심으로 _ 109

심상운(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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