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잘 울어 그래서 잘 웃어 - 정선희 시집 (상상인 시선 052) 책 소개 백지 위에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는 동안 시인은 어디에 위치하는가. 마음의 중심인가, 마음의 바깥인가, 아니면 그저 헤맴인가. 정선희 시인의 시를 읽으며 그의 시가 가장 정확한 자리에서 헤매고 있다고 표현해 본다. 그의 시는 서정적 원리, 즉 세계를 주관화하여 표현하는 수사학적 원칙을 따르지만, 동시에 그의 시는 서정적 배반, 즉 자신의 마음을 극복할 수 없다는 한계 인식에 기초한다.이 시집에서 도취적 자세가 예외적이라는 바를 지적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시에서 반복하는 것은 단숨에 자기 욕망으로 향하지 않는 우회의 형식, 즉 머뭇거리거나 억누르는 침묵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대신 가족사에 대한 순연한 고백, 더 정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