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라는 이름은 - 김상조 시집 (포엠포엠) [출판사 추천 글] 김상조 시집 출판사 추천 글에는 저자의 글을 옮겨본다. “서로는 꽃을 좋아하고 그 꽃에서 풍기는 서로의 향기를 더 좋아한다. 서로는 또 과일을 좋아하고 그 과일을 서로와 나누어 먹는 건 더 좋아한다. 서로는 또 낙엽을 좋아하고 낙엽이 수북이 쌓인 거리를 서로와 걷는 걸 더 좋아한다. 서로는 또 눈을 좋아하는데 그 눈에 비춰 한층 투명하게 반짝이는 서로의 눈을 더 좋아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서로는 홀로 있어야만 서로가 될 수 있어, 주기적으로 조용한 방 한구석에 앉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방 안으로 차오르는 우울에 잠기어 서로의 노래를 한참 들어야만 한다. 그렇게 다시 밖으로 나온 서로는 순간 얼굴을 두툼하게 덮어오는 노을빛에 히죽 웃는 걸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