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동백이라고 적는다 - 김미경 시집 (상상인시선 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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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으로만 향하려는 끈질긴 걸음처럼, 무한한 습작의 밤을 견디는 “아직 아무도 읽지 못한 시”가 품은 가능성은 기존의 견고했던 문법과 굳어버린 인식을 뒤흔들 것이다. 설령 그것이 언젠가 실패하게 될지라도 시인은 자신이 세상에 일으킬 균열과 동요라는 최고의 무기를 결코 손에서 놓지 않으리라.
_ 정재훈(문학평론가)
시인의 말
지난 계절 나무에서 떨어져 나갔던
저것들,
하나같이 가슴에 꽂힌다
끄트머리 통증에 초록이 돋아
아문 자리가
여름으로 온다
시집 속의 시 한 편
그녀를 동백이라고 적는다
세상의 모든 가지가 잎을 키울 때
속울음으로 제 몸을 터뜨리는 꽃
달을 담기도 전에
붉은 눈물 흘리며
울음 튼 곳으로 돌아가려 한다
뚝, 뚝
몸을 내린 이곳은 어디인가
가지를 따라 잠시 멈추었을 뿐
흩어짐과 사라짐의 사이
그 사이를 비집는 동백이었던 흔적
가지 끝에 내려앉은 어둠이
붉은 허공이
한때의 씨앗을 버린 그녀를
휘감는다
울음이 걷힌다
목차
1부
숨바다 19
작약꽃이 따라오네 20
공기 감옥 22
바닥이 흐른다 24
별빛 야행 26
백록담을 깨우다 28
코스타리카 거북이는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30
낯간지러운 말은 세상에 없다 32
돋보기는 거부할 거야 34
재발과 제발 36
괜찮다 괜찮다 38
땅나리의 시간 40
낯설지 않아 41
잘 익은 숨결 42
2부
울 수 없어서 웃는다 47
그녀를 동백이라고 적는다 48
가보지 않은 길 50
칼국수 52
노을이라는 희망 53
새벽 다섯 시 54
그럴 수도 있지 55
시를 짓다 56
춤추는 손 58
저기 무심이 지나간다 59
범칙금 60
따라가다 62
그녀의 손 64
눈물을 닦다 65
3부
내 안의 노을 69
너 70
맥문동 1 71
맥문동 2 72
익어간다 74
NO 27 76
깨를 볶다 78
철쭉이 피어서 80
남편 82
꽃 피다 84
8월 꽃으로 피다 85
뻐꾸기가 전하는 노래 86
그녀의 향기 87
동안거 88
쏟아지는 불면 89
4부
클릭중독 93
풀꽃, 호수의 풍경으로 94
I Have a Dream 96
꽃이 피고 다시 꽃이 98
쉿! 죽음이 살아날지도 몰라 100
스민다는 것은 102
영산홍 104
고욤 105
느슨하다 106
구제의 힘 108
수억식당 110
춤추는 숲 112
마늘꽃 지는 비탈길 113
허공에 걸린 시 한 줄 114
해설 _ 푸른빛을 띤 몸짓을 보다 116
정재훈(문학평론가)
저자 약력
김미경
충북 단양 출생
2002년 『문학공간』등단
시집 『내 안의 노을』 『그녀를 동백이라고 적는다』
2018년 충북문화재단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수혜
2022년 충북문화재단 창직지원금 수혜
jjmk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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